사랑을 기억하는 나만의 방식
이번에 읽은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페이지는 죽음에 대한 작가의 솔직한 고백과 그 과정에서 어머니와 나눈 대화였다. 어릴 적, 죽음에 대한 공포가 찾아오면 작가는 어머니를 깨워 묻곤 했다. "나는 죽어? 엄마도 언젠가 죽어?"라는 질문들에 어머니는 침착하게, 하지만 진실되게 답해주셨다. 시간이 지나면서, 죽음은 작가의 가족 내에서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대화를 통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연스러운 주제가 되었다. 이 부분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우리 삶에서 언젠가 맞이하게 될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그 순간을 준비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것이다.
작가는 한밤중에 엄마가 떠날 미래를 상상하며 깊은 슬픔을 느낀다.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과연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눈물을 흘리던 작가는 이내 좋은 생각을 떠올린다. 바로 어머니에게 자신이 하루하루 잘 버텨낼 수 있는 지침서를 써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은 따뜻하면서도 슬프게 다가왔다. 나 또한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될 때, 그리움을 달래줄 나만의 지침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지침서는 단순한 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을 더 잘 간직하고, 그 사랑을 마음 깊이 되새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이란 단순한 끝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사랑을 기억하고 준비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죽음은 사랑하는 이가 남겨준 사랑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만의 지침서를 준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들이 내 삶에 준 사랑을 더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이번 책을 읽고 나서, 일상 속에서 나만의 지침서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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