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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사이트

책 밥벌이의 지겨움을 읽고

by F0REST 2025.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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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본질을 묻는 깊은 울림

 



김훈의 『밥벌이의 지겨움』은 단순히 일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본질, 노동과 놀이의 경계, 그리고 삶의 목적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저자가 기자로, 작가로, 삶의 관찰자로 살아오며 느낀 진솔한 사유는 독자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준다.  

특히 "기자를 보면 기자 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 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같이 보이는 자들은 노동 때문에 망가진 거다"라는 구절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우리는 흔히 직업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김훈은 이런 직업적 정체성이 때로는 우리를 망가뜨리고, 본연의 인간다움을 상실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 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라고 단언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내가 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일과 놀이를 명확히 구분하며 살고 있는가? 아니면 일에 매몰되어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가? 일이 삶의 중심이 되어버릴 때, 우리는 본래의 나 자신을 잃고 사회의 요구에 의해 정제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 저자는 이것을 경계하며, 인간이 온전해지는 순간은 오히려 놀 때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게으름이나 무위도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 삶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경험을 강조한 것이다.  

김훈의 글을 읽으며 나는 나 자신의 삶을 되짚어보았다. 과연 나는 지금 즐겁게 살고 있는가? 내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온전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혹시 나는 일에 갇혀 나 자신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요구한다. 일을 통해 성공을 이루고, 명성을 쌓으며,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만연하다. 하지만 김훈은 이러한 사회적 기준을 부정하고, 놀이를 통해 자유로움을 찾는 삶의 태도를 제안한다. 그에게 있어 일은 밥벌이일 뿐이고,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노동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책을 읽으며 떠오른 또 하나의 질문은, 일과 놀이의 균형에 대한 것이다. 놀이가 일보다 더 본질적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우리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일을 하면서도 놀이의 자유와 온전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김훈은 여기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그의 글은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나는 결국 일과 놀이의 경계를 허물고, 일 자체를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밥벌이의 지겨움』은 단순히 노동의 고단함을 토로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일과 놀이,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게 한다. 김훈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묵직한 문장은 우리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이제 더 이상 일을 내 정체성의 중심에 두지 않으려 한다. 대신 내가 진정으로 즐겁고 자유를 느끼는 순간들을 더 소중히 여기고, 그 순간들로부터 나 자신을 발견하고자 한다. 삶은 밥벌이를 넘어선,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을 김훈은 일깨워준다.  

『밥벌이의 지겨움』은 일과 놀이, 그리고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이 책을 통해 나를 잃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자 다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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